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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 출신 국외파’ 권광민 “군대에서 홀로 돌린 스윙, 그 간절함 잊지 않겠다.” [엠스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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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출신 외야수 권광민, KBO리그 국외파 입단 도전
-“절대 후회 없는 미국 도전, 실력과 준비가 미흡했던 건 아쉽다.”
-“한국 야구 도전 위해 현역 복무, 홀로 스윙하면서 절실함 느껴”
-“‘5툴 외야수’가 내 매력, 중견수 리드오프 역할 맡을 자신 있다.”
-“한국 야구 데뷔 조금 늦지만,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되길 원해”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뛰는 외야수 권광민(사진=하이에나들)
 
 
 
[엠스플뉴스]
 
3년간 마이너리그 생활과 호주 질롱코리아 파견, 그리고 갑작스러운 방출 통보 뒤 현역 입대와 독립리그 구단 입단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출신 외야수 권광민은 돌고 돌아 KBO리그로 오는 험난한 과정을 밟고 있다. 그래도 조금 늦었을 뿐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게 권광민의 희망찬가다. 
 
장충고등학교 출신 권광민은 186cm-88kg의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외야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으면서 2016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3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권광민은 2018~2019시즌 호주 질롱코리아에 파견돼 40경기 출전 타율 0.215/ 28안타/ 6홈런/ 출루율 0.262/ 장타율 0.423를 기록했다. 
 
하지만, 질롱코리아에서 돌아온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권광민은 컵스로부터 갑작스러운 방출 통보를 받게 된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온 권광민은 2019년 5월 현역으로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2020년 12월 전역한 권광민은 2021년 KBO리그 국외파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신인 2차 지명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최근 새로 창단한 독립리그 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 합류했다.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여러 팀이 미국을 다녀온 권광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 아직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지만, 외야 자원이 부족한 팀이라면 충분히 지명할 수 있다고 본다. 2차 지명 중반 라운드 정도에선 권광민의 이름이 불리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엠스플뉴스는 고된 국외 생활을 거쳐 KBO리그 입성을 준비하는 권광민의 얘길 전화를 통해 들어봤다. 
 
- 미국행 절대 후회 안 한다는 권광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 쌓았다." -
 
 
권광민(오른쪽)은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에서 3년 동안 미국 야구를 경험했다(사진=권광민 선수 제공)
 
 
 
 
미국과 호주를 거쳐 한국 독립리그 구단까지 다양한 야구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창단 멤버로 합류했는데 독립리그 구단이지만, 훈련이 프로 못지않게 체계적입니다. 아무래도 송진우 감독님이 최근까지 프로 무대에 계셨다가 오셔서 더 섬세하게 신경 써주시는 듯싶어요. 숙소나 훈련 환경도 정말 훌륭해서 불편한 게 전혀 없습니다. 
 
송진우 감독도 2021년 권광민 선수를 주목하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목표는 프로 무대로 가는 거니까 개인 능력을 활발히 보여주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더 좋은 성적을 내야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에 띌 거니까요. 확실히 꾸준한 경기 출전이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현역 입대 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인데 매일 경기에 내보내주시니까 확실히 빨리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어요. 
 
미국으로 건너간 겪은 힘들었던 마이너리그의 시간을 후회하진 않습니까. 
 
미국으로 건너간 걸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해보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경험을 쌓았고요. 마음 한구석으로는 실패라는 결과에 아프지만, 나름대로 좋은 추억도 많았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가 있습니까. 
 
지금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는 외야수 엘로이 히메네스가 마이너리그 시절 컵스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입니다. 같은 외야수 포지션이라서 자주 붙어 다녔는데 체격 조건이 어마어마하고 타격 재능과 수비 모두 뛰어난 최고의 유망주였습니다. 몸이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노력도 ‘메이저리그급’이더라고요. 어릴 땐 몸이 호리호리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불리겠다고 말하더니 진짜 지금은 몸매가 우락부락해졌습니다. 폭발력이 대단한 친구였어요.
 
(일로이 히메네스는 2020시즌 55경기 출전 타율 0.296/ 14홈런/ 출루율 0.332/ 장타율 0.559를 기록했다. 시즌 종료 뒤엔 외야수 실버슬러거 상도 수상했다)
 
- 후배들에게 미국행 추천한 권광민 "지도자들에게 먼저 붙임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
 
 
권광민(오른쪽)은 미국 생활 초기 코치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못 다가간 부분을 아쉬워했다(사진=권광민 선수 제공)
 
 
 
 
마이너리그 생활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무엇입니까. 
 
원정 경기 이동 시간이었습니다. KBO리그에선 멀어봤자 4~5시간이지만, 미국 마이너리그에선 10시간 넘게 버스를 타도 이동했습니다. 버스가 좁고 동료들의 몸집도 커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거의 잠만 잔 것으로 기억해요. 그래도 시카고 컵스 구단에선 먹는 음식은 잘 챙겨줬습니다. 눈물 젖은 빵 몇 조각은 먹는 건 옛날 얘기가 됐고요. 영양학적으로 많이 신경 써서 음식을 챙겨주더라고요. 그건 좋았습니다. 
 
미국에서 보낸 시간 동안 가장 후회하는 점도 궁금합니다. 
 
눈에 보이는 건 성적인데 결국 성적이 나오려면 준비를 잘했어야 했습니다. 제가 실력이 부족했고 준비가 미흡했던 거죠. 한국 아마추어 야구에선 지도자분들이 이것저것 시키면서 가르쳐주는 것에 익숙하다면 미국은 반대로 선수가 스스로 다가가서 물어봐야 해요. 저는 미국에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하려다 보니까 잘 안 풀렸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어야 하지 않나 후회가 듭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게 있겠습니다. 
 
최근 고등학교 3학년 유망주로 꼽히는 한 선수가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더라고요. 미국으로 건너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요. 결국 네가 내려야 할 선택이지만, 미국으로 가면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성공 유무와 관계없이 얻을 게 많을 거라고요. 
 
아마추어 선수들의 미국 진출을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미국 코치님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밝게 장난기 있게 다가가서 진지한 질문을 던지면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또 영어도 미리 배우고 가면 더 의사소통이 수월할 겁니다. 영어를 아예 모르고 가는 것과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건 차이가 클 겁니다. 
 
- 호주에서 느낀 야구의 즐거움과 군대에서 느낀 야구를 향한 절실함 -
 
 
권광민은 호주 질롱코리아에도 합류해 한국 선수들과 함께 야구하는 기쁨을 누렸다(사진=질롱코리아)
 
 
 
 
호주 질롱코리아에서 야구한 경험은 어떤 추억으로 남았습니까. 
 
솔직히 설렜다는 표현밖에 없습니다. 몇 년 동안 타지에서 야구하다가 한국 선수들과 함께 야구한다는 건 정말 설렜고 재밌었다는 추억뿐입니다. 미국에선 슬럼프를 길게 겪었는데 호주에선 한국 선수들과 즐기면서 하니까 슬럼프도 빨리 극복하더라고요. 야구를 대하는 마음자세가 달라지면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제대로 느꼈죠. 같이 한국말로 대화하면서 야구한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질롱코리아에서 미국으로 복귀한 뒤 곧바로 충격적인 방출 통보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예상을 못 했기에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구단에선 몇 년 동안 꾸준한 성적이 안 나오니까 미안하게 됐다고 말하더라고요. 호주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얻고 다시 돌아갔는데 정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곳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으니까 어떻게든 한국으로 돌아와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군대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현역으로 어떤 생활을 했습니까. 야구 연습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겠습니다.
 
육군으로 입대했는데 논산 항공학교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헬기를 타는 부대 안에서 풀을 깎는 예초병으로 복무했고요. 다행히 야구를 좋아하는 선수 출신 선임 한 명이 있어서 같이 캐치볼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했습니다. 
 
스윙 연습은 어려웠겠습니다. 
 
원래 병사 개인 방망이는 부대 안으로 못 들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행보관님이 방망이 두 자루를 가져와서 다목적실에서 스윙 연습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야구를 쉰 적이 없었는데 군대에서 홀로 스윙 연습을 하니까 야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과거에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했다면 하는 후회도 느꼈습니다.
 
- 권광민은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
 
 
미국에선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 했지만, 한국에선 가장 사랑받는 선수로 성공하고 싶은 게 권광민의 바람이다(사진=권광민 선수 제공)
 
 
 
 
외야수로서 어떤 점을 자신의 매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까. 
 
추신수 선배님처럼 ‘5툴 플레이어’ 외야수의 매력을 보여줄 있다고 자신합니다. 다리가 빠르고 어깨가 좋아야 하는 중견수를 그래서 개인적으로 선호해요. 또 타격에선 선구안와 콘택트 능력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타 생산에도 욕심이 있고요. 중견수 리드오프가 딱 원하는 그림입니다. 
 
LG 트윈스 내야수 손호영과도 함께 컵스 마이너리그 생활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KBO리그로 복귀하는 과정이 비슷한 그림입니다.(손호영은 2020 신인 2차 지명에서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뛰다가 국내로 돌아와 병역 문제를 해결한 손호영은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린 뒤 신인 지명에 참가했다)
 
(손)호영이 형이 정말 놀라운 정도로 저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더라고요. 미국에서 호영이 형이 있어서 정말 재밌게 지낸 기억이 납니다. 꼭 높은 레벨로 같이 올라가자고 서로 얘기했는데 쉽지 않았죠. 형이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는데 지명 순위도 예상보다 더 높게 나와 기뻤어요. 얼마 전에 같은 팀에서 뛰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우선 제가 실력을 보여드리는 게 먼저니까요. 호영이 형한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멀고 먼 길을 돌아와 이제 KBO리그 입단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명 행사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린다면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먼저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느껴질 듯싶습니다. 미국에서도 저는 힘들거나 아플 때 부모님에게 괜히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속사정을 다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아들이 힘들다는 걸 아셨을 거예요. 그래서 KBO리그에 간다면 부모님에게 효도할 수 있는 멋진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두 번째 야구 인생의 시작이니까 더 절실하게 뛰겠습니다. 
 
권광민이 입단할 수 있는 미래의 구단 팬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까. 
 
한국 야구 데뷔가 조금 늦었지만, 그만큼 더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면서 팬들에게 큰 기쁨을 드리고 싶어요. 또 개인 응원가도 꼭 들어보고 싶고요(웃음). 
 
 
김근한 기자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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