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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수 만의 상무 합격? 고승범 “대표팀 꿈도 꼭 이룰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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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범(수원 삼성)은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화성, 서재원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고승범(27, 수원 삼성)이 3수 만에 군복을 입는다. 두 번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성장한 결과다. 우여곡절 끝에 상무에 합격한 고승범의 다음 목표는 A대표팀 승선이다.

고승범은 지난 4일 국군체육부대가 발표한 2021년도 2차 국군대표(상무) 선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다음 달 21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김천상무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사실, 계획에 없던 입대다. 당초 고승범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하반기 입대를 계획했다. 오랜 노력 끝에 수원의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했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시즌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상무가 올해 하반기에 신병을 모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부랴부랴 지원서를 제출했다.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고, 고승범은 시즌 도중 수원을 떠나게 됐다.

지난 6일 수원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고승범은 “시즌 도중에 군대에 가게된 것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크다. 수원이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에 이탈하게 됐다. 시원섭섭하다”라고 상무 입대 소감을 밝혔다.

고승범의 이탈에 수원 구단 역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승범은 어느새 대체 불가한 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고승범은 “(박건하) 감독님이 장난으로 대신 가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감독님도 고민이 많으신 것 같다. 제가 갑자기 나감으로써 차질이 생기는 부분에 죄송할 따름이다”라고 아쉬움을 남겼다.

모두에게 아쉬운 입대지만, 한편으로는 고승범 개인에게 의미 있는 합격이기도 했다. 3수 만에 거둔 성과기 때문이다. 2019년 상반기 첫 번째 지원서를 냈는데, 가차 없이 서류에서 탈락했다. FA컵 결승전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뒤 다시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두 번째는 실기 탈락이었다.

3수 만에 군입대. 고승범은 “솔직히 첫 번째나, 두 번째에 넣었을 때 긴가민가했다. 되면 되는 거고, 안되면 안 되는 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엔 마지막이다 보니, 마음이 급한 느낌이 있었다. 게다가 시즌 도중이기 때문에 복잡한 마음이 있었다”라며 “탈락했을 때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뽑히지 않았을까 한다. 과거에도 경기에 많이 뛰었지만, 경기 출전 횟수만 많은 선수였다”라고 자신을 돌아봤다.

‘노력형 천재’ 고승범, 방출 위기에서 에이스가 되기까지



▲ 고승범은 FA컵 MVP를 기점으로 꽃망울을 터뜨렸다. ⓒ대한축구협회

 



고승범은 수원에서 늦게 핀 꽃이다. 대학 시절 때까지만 해도 그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경희대 7번. 지치지 않는 체력, 왕성한 활동량이 주무기였던 그는 여러 프로팀의 오퍼를 뿌리친 채, 자신의 꿈이었던 푸른 유니폼을 입기 위해 입단테스트까지 보면서 2016년 수원에 입단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앞날은 꽃길일 줄 알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프로 첫 시즌인 2016년에 리그 13경기에 나서 기대를 모았다. 이듬해 23세 이하(U-23) 의무 출전 규정(현 U-22)으로 인해 리그 33경기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확신을 주진 못했다. 결국, 2018시즌을 앞두고 대구FC로 임대를 떠났고, 제 2의 권창훈이라는 될 거라는 기대는 금세 사라졌다.

고승범도 “처음 프로에 왔을 때, 벽이 크다고 생각했다. 벽을 넘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음도 힘들었고, 몸도 힘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라고 프로 1~2년차 때를 돌아봤다.

고승범은 포기하지 않았다. 뒤에 있을 때도 묵묵히 자신에게만 집중했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서 모든 것을 쏟았다. 결국, 2019년 FA컵 결승 2차전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깜짝 선발로 출전한 그는 전반 14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더니, 후반 22분엔 왼발로 추가골까지 넣었다. FA컵 2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았던 그는 대회 MVP에 이름을 올리며 단숨에 영웅이 됐다.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고승범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뒤에 있다 보면 힘든 부분이 많다.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준비를 하면서, 기회를 잘 잡았고,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지) 슈팅 연습을 많이 했다. 골이 선수에게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FA컵 MVP가 될 수 있던 비결을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에도 고승범은 꿋꿋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에게만 매진했다. 괜히 노력형 천재가 아니었다. 2020년엔 감독이 세 번이나 교체되는 혼란이 반복됐지만, 고승범은 세 사령탑 모두에게 신임을 받을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고, 어느새 수원의 대체 불가한 자원이 됐다.

한창 자신의 꽃을 만개하는 시기. 고승범은 갑작스럽게 상무에 입대해 수원을 떠나게 됐다. 그런데, 이제는 고승범의 빈자리를 K리그로 복귀하는 권창훈이 메우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고승범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는 기분이 좋다. 좋은 선수가 와서 제 빈자리가 안 느껴진다면 팀으로서도 좋은 일이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고드리치 또는 수원의 캉테...고승범의 다음 목표는 대표팀



▲ 고승범(수원 삼성)은 지치지 않는 체력이 강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고승범의 한 경기 뛴 거리를 확인해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포항 스틸러스전에선 12.048km, 지난 전북 현대전에선 12.328km를 뛰었다.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선 12.918km를 뛰었는데, 프로 선수가 매 경기 12~13km를 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왕성한 활동량. 고승범의 장점이자 플레이의 원동력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을 떠올릴 수 있지만, 포지션과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고승범은 중앙 미드필더에 위치해 공격과 수비 전 지역을 커버한다. 팬들은 그의 포지션 때문에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를 빗대어 ‘고드리치’라는 별명을 붙였지만, 잘 매칭 되진 않는다.

스스로도 누구와 비슷한지 모르겠단다. 고승범은 “저는 특이 케이스인 것 같다.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 있긴 한데, 저는 워낙 뛰는 스타일이다보니 비슷한 선수를 찾을 수 없다. 그런 스타일에서 유명한 선수도 많이 없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고승범은 인터뷰 이후 ‘굳이 비교하면 은골로 캉테(첼시)와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전해왔다.)

때문에,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단,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찾고 채우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승범은 “종합적으로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모드리치 선수드의 플레이도 많이 보고, 바르셀로나 경기도 많이 본다. 제가 부족한 부분인 패싱과 드리블 등 위주의 영상을 많이 본다. 특히, 팀적으로 찾아보면서 전술적인 이해도를 높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노력형 천재’ 고승범의 다음 목표는 A대표팀 승선이다. 그는 아직, 한 번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적이 없다. 연령별 대표팀 경험도 전무하다. 대학 시절 유니버시아드 대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K리그 최고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최근 대표팀 관계자가 그의 몸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고승범은 “직접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없다”라며 “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대표팀에도 갈 수 있다.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보여줘야 하고, 더 성장해야 한다. 그러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표팀에 대한 꿈은 확실했다. 고승범은 “너무 가고 싶다. 축구 선수라면 당연히, 누구든 가고 싶어 하는 곳이다. 저 또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죽어라 열심히 하는 거다. 꼭 한 번 이뤄보고 싶다”라며 대표팀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다.

이어 “(염)기훈이 형이 대표팀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자신 만의 무기가 가장 큰 장점이 된다고 하셨다. 제 자신만의 무기는 활동량이라고 본다. 만약 활동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고, 찾으신다면,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본다. 물론, 디테일한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 활동량 말고도, 외적으로 좋은 능력을 갖게 된다면, 여러 가지 무기를 갖고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대표팀 승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수원과 이별, 더 큰 성장을 약속



▲ 고승범(수원 삼성)은 더 크게 성장해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고승범은 6월 21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다. 그러나 수원과 이별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A매치 기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등을 이유로 K리그가 6월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휴식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29일 FC서울와 슈퍼매치가 고승범의 마지막 경기가 된다.

고승범 입장에선 여유롭게 군입대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마지막 경기 후 3주 간 경기가 없기 때문. 하지만, 고승범은 휴식보다 5월에 예정된 경기만 생각했다. 그는 “한 달 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기고 싶고,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가는 게 첫 번째로 할 일이다. 그렇게 하고 쉬어야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약속했다.

고승범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인터뷰 직후 치러진 전북 현대 원정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수원의 3-1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1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도 풀타임 뛰며 팀의 짜릿한 역전승에 기여했다. 비록, 지난 주말 울산 현대전에선 아쉽게 승리를 놓쳤지만,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가져왔다.

마지막까지 온 몸을 불사르고 있는 고승범은 “지금 당장은 떠나지만, 떠난 기간 동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 돌아올 테니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화성, 서재원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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