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꿈꾸는 삼성생명, “현재도 노린 트레이드”

드루와 0 05.18

“미래의 의미가 크다고 하지만, 현재의 의미도 있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7일 부산 BNK 썸-하나원큐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20~2021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였던 김한별(178cm, F)을 보내는 강수를 뒀다. 여기에 2021 WKBL 신입선수선발회 2라운드 지명권도 내줬다.

BNK로부터 구슬(180cm, F)과 2021 WKBL 신입선수선발회 1라운드 지명권을 획득했고, 하나원큐에 구슬을 보냈다. 그리고 하나원큐로부터 강유림(175cm, F)과 2021~2022 WKBL 신입선수 1라운드 우선 지명권을 획득했다. 2021년과 2022년 1라운드 신인 지명 시, 하나원큐보다 더 높은 순위로 새로운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

WKBL 신입선수선발회 제도가 2021년부터 바뀐다.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두 팀만이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을 수 있다. BNK와 하나원큐가 2020~2021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해당 두 팀이 1순위 지명권을 다툰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BNK의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하나원큐와 함께 1순위 지명권을 다툰다. 그런데 삼성생명은 하나원큐보다 더 먼저 신인을 선택할 수 있다. 2021 WKBL 신입선수선발회 1순위를 확정했다.

그러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트레이드였다. 팀의 핵심 자원인 김한별의 공백을 메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관계자는 “(김)한별이도 은퇴를 할 시기가 가깝다고 생각했다. BNK가 이번에 한별이를 원한다고 의견을 줬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별이를 빨리 보낸 셈이다”며 김한별과의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희생에는 보답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삼성생명은 이를 철저히 챙겼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우리는 한별이의 공백을 보상받을 수 있는 뭔가를 필요로 했다. 수피아여고의 이해란이 좋은 선수라고 해서, 그 점을 놓고 협상을 했다”며 트레이드의 핵심을 설명했다.

미래를 본 트레이드다. 그러나 먼 미래만 보는 건 아니다. 김한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당장을 위한 선택도 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이었던 강유림이 삼성생명에 합류했다. 강유림은 뛰어난 슈팅과 근성 있는 수비를 보여준 포워드 자원.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실 김한별을 보내고, 구슬에 플러스 알파를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하려고 했다. 그 때, 하나원큐도 구슬을 원하는 걸 알았다. 그 과정에서 강유림을 우리에게 준다고 했다. 우리 역시 괜찮다고 생각했다. 김보미의 은퇴와 박하나의 재활 공백을 메울 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강유림을 영입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BNK와 하나원큐도 그렇지만, 삼성생명 역시 원하는 과정을 충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많은 인내 역시 삼성생명에 필요했다. 게다가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아직 귀국하지 않았기에, 트레이드 실행 시간이 길어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야기가 나온 후, 한 달 넘게 걸렸다. 시도하다가 엎어지는 게 반복됐다. 3개 팀의 수요가 모두 충족돼야 하고, 3개 팀의 결정 시간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팀 같은 경우, 감독님께서 한국에 안 계셨다. 한 번의 의사 결정을 하는데 3일 정도는 소요됐다”며 길었던 과정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BNK와 하나원큐 모두 당장의 성적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안 해도 상관없었다. 기다리는 입장이었기에, 시간을 두고 할 수 있었다”며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된 삼성생명은 “이해란의 플레이 스타일이 박지현과 다르겠지만, 박지현 정도의 역량을 보고 키우려고 한다. 발전 속도가 빠르면, 즉시 전력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또, 나름의 포지션 균형을 맞추기 위함도 있다”며 이해란에게 많은 기대를 했다.

이어, “미래의 의미가 크다고 하지만, 현재의 의미도 크다. KB가 강이슬 영입 후 1강이라는 말을 듣는데, 우리는 강한 도전자로 거듭날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며 이번 트레이드의 의미를 총평했다. 앞에 들었던 여러 말보다, ‘현재’라는 단어가 가장 와닿았다. 삼성생명의 트레이드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