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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아 바꾼 그녀 한마디… “흥분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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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5라운드 MVP 알렉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포르투갈 출신 공격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30·등록명 알렉스)는 지난 21일 5라운드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3라운드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라운드 MVP 수상. 알렉스는 5라운드 득점 1위(180점)에 오르며 우리카드의 4연승을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 활약으로 22일 기준 18승12패, 승점 53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대한항공(승점58·20승10패)과는 승점5 차이다.



알렉산드리 페헤이라(30)가 우리카드 훈련장이 있는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키가 2m인 그는 서전트 점프(제자리에서 뛰어오를 때 높이)도 95㎝에 달한다. 그는“점프력이 좋으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길어 상대 블로킹 위치를 보고 공격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알렉스는 올 시즌 중반 팀 동료와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뻔했다. 작년 12월 30일 KB손해보험과의 4라운드 첫 경기, 0-2로 뒤져 패색이 짙던 3세트 중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알렉스에게 리시브를 성의 없게 한다고 질책했다. 순간 알렉스는 등을 돌렸고, “야”라고 소리친 신 감독은 그를 코트에서 빼버렸다.

최근 우리카드 훈련장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알렉스는 그날 일을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당시 상대가 잘하기보단 내가 못해서 지고 있었고, 스스로 화가 많이 나있었다”고 했다. 그날 그는 올 시즌 자신의 최저인 11득점에 그쳤다.

“나처럼 행동하는 선수에게 화내지 않을 감독은 없을 겁니다. 경기 후 감독님께 사과드렸더니 ‘나는 괜찮으니 동료에게 사과하라’고 했어요. 그렇게 했는데, 평소 내 성격을 알던 동료는 힘내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코트 밖 알렉스는 차분했다. 코트에만 서면 승부욕이 발동한다. ‘항명’ 사건 이후 11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이 60%에 달했다. 올 시즌 전체 성공률 54%를 웃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8승3패로 상승세를 탔다. 신 감독은 “그 사건 이후 팀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알렉산드리 페헤이라와 약혼녀 아드리안나./알렉산드리 페헤이라 제공

 


작년 말 폴란드 모델 출신 약혼녀가 입국한 것도 알렉스의 심리적 안정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TV로 매 경기를 지켜본 약혼녀와 그날 경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흥분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누군가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다는 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알렉스는 2017년 KB손해보험 소속으로 국내 코트에 데뷔했다. 2018-2019시즌에도 뛰었으나 복근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초 퇴출됐다. 이후 2년간 폴란드 리그에서 뛰던 그는 작년 5월 코로나로 폴란드리그가 중단되자 다시 한국 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시즌 초반엔 부진했다. 작년 10월 열린 정규 리그 첫 두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이 단 30%에 머무르며 부진했다.

“작년 7월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운동을 전혀 못했어요. 그러는 동안 어렸을 때부터 나를 돌봐주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죠. 한국에 들어와서도 손가락, 허벅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죠.”

주포지션이 레프트인 알렉스는 작년 11월 말 부상을 당한 나경복을 대신해 라이트에서 뛰면서 오히려 공격력이 본격적으로 올라왔다. 그는 “열다섯 살에 뛴 한두 경기를 제외하면 라이트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완벽하진 않지만 만족스럽다”고 했다. 레프트는 서브 리시브와 공격 모두 신경 써야 하는데, 리시브에선 알렉스보다 국내 선수가 경쟁력이 있다. 알렉스는 “라이트는 달려가서 공격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세터 하승우도 레프트보다 라이트 쪽으로 보내는 백토스의 속도와 높이에 자신감이 있어 보여 공격하기 좋다”고 말했다.

알렉스의 올 시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지난 시즌 1위 팀이 나를 선택한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



[송원형 기자]

기사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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