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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화와 재회' 김수지, 흥국생명 시절 기량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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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20-2021 V리그] 18일 인삼공사전 블로킹 4개 포함 10득점

[양형석 기자]

컵대회에서 부진했던 기업은행이 V리그 첫 경기에서 활짝 웃었다.

김우재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2, 25-21, 25-19)로 승리했다. 지난 9월 컵대회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약체로 평가 받았던 기업은행은 V리그 개막 첫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여자부에서 가장 먼저 승점 3점을 챙겼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기업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안나 라자레바는 팀 공격의 47.50%를 책임지며 47.37%의 성공률로 38득점을 퍼부었다. 레프트 듀오 표승주와 육서영이 각각 13득점과 9득점으로 힘을 보탠 가운데 기업은행은 중앙공격수의 맹활약이 김우재 감독을 뿌듯하게 했다.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0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한 '화성 머리띠' 김수지가 그 주인공이다.

기업은행 이적 후 뚝 떨어진 김수지의 활약
 

▲  김수지는 기업은행 이적 이후 흥국생명 시절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 한국배구연맹


 
2014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맡게 된 박미희 감독은 FA시장에서 센터 김수지를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김수지는 국가대표 주전센터가 아니었고 팀 성적을 단번에 바꿀 수 있을 만한 거물 선수는 더더욱 아니었기에 김수지 영입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배구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팀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는 중앙을 든든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리그에서 저평가된 센터 김수지를 데려왔다.

흥국생명은 김수지와 이재영이 합류한 2014-2015 시즌 정규리그 4위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2015-2016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복귀했고 2016-2017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흥국생명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는 베테랑 센터 김수지의 역할이 매우 컸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흥국생명에서 팀의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기록에서도 김수지의 활약은 매우 놀라웠다. 2015-2016 시즌 블로킹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김수지는 2016-2017 시즌 블로킹 4위(세트당 0.64개), 속공 1위(56.03%)에 오르며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과 함께 센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다. 정대영(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대표팀 은퇴 이후 양효진의 마땅한 짝이 없던 대표팀에서도 김수지는 자연스럽게 주전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김수지는 2015-2016 시즌부터 흥국생명 승리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한 선수에게 '수지메달'이라는 이름의 플라스틱 메달을 걸어주며 후배들을 응원해줬다. 그렇게 V리그 베스트7과 국가대표 주전센터로 이름을 날리던 김수지는 2016-2017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었고 계약기간 3년, 연봉 2억7000만 원의 좋은 조건에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흥국생명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기업은행에서 이룰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김수지가 가세하기 전까지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기업은행은 김수지의 가세와 김사니 세터(기업은행 코치)의 은퇴가 겹치면서 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수지가 가세한 첫 시즌이었던 2017-2018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메디슨 리쉘의 대활약에 힘입어 챔프전까지 진출했지만 이후 두 번의 시즌에서는 챔프전은커녕 플레이오프 무대조차 밟지 못한 것이다.

시즌 첫 경기부터 보여준 국가대표 주전 센터의 위용
 

▲  김수지는 유효블로킹과 수비 등에서도 기여도가 높아 수치로 보이는 기록보다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다.
ⓒ 한국배구연맹


 
기업은행은 2017년 FA시장에서 김수지와 염혜선 세터(인삼공사)를 동시에 영입하면서 김희진과 함께 강력한 중앙의 힘을 뽐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염혜선 세터와 센터들의 호흡이 틀어지기 시작하면서 기업은행의 계획도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결국 기업은행은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단순한 팀으로 전락했고 팀 순위는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대표팀에서 양효진에 버금가는 블로킹 능력을 뽐내던 김수지의 높이는 정작 소속팀 기업은행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기에 리그 최고 수준으로 불리던 이동공격도 세터와의 호흡이 흔들리면서 점점 성공률이 떨어졌다. 실제로 흥국생명에서의 마지막 시즌 56%를 상회하던 김수지의 속공 성공률은 기업은행에서의 세 시즌 동안 42.2%에 머물렀다. 한마디로 기업은행과 김수지는 '궁합'이 맞지 않았던 셈이다.

그럼에도 김수지는 지난 4월 기업은행과 옵션 5000만 원이 포함된 총액 3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하며 잔류를 선택했다. 기업은행에서의 실패를 인정하고 팀을 떠나기 보다는 기업은행을 다시 예전의 강팀으로 끌어 올리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재계약이었다. 여기에 흥국생명 시절 김수지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던 조송화 세터가 기업은행으로 이적한 것도 김수지의 잔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김수지의 의지는 시즌 첫 경기부터 잘 나타났다. 컵대회 3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기업은행은 시즌 첫 경기에서 인삼공사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물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38득점을 올린 라자레바였지만 김수지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김수지는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4개의 블로킹과 12개의 유효블로킹(우리 팀의 공격으로 연결되는 블로킹)을 기록하며 국가대표 주전센터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기업은행은 시즌 첫 경기부터 외국인 선수 라자레바가 50%에 가까운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V리그가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은 리그인 것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졌지만 기업은행이 세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복귀를 목표로 한다면 효율적인 공격분산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는 팀 내 최고참 선수이자 지난 세 시즌 동안 공격 비중이 너무 적었던 김수지 역시 함께 나눠야 할 몫이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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