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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전북vs울산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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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전주] 유현태 기자= 라이벌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심리 싸움이다.

전북 현대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2-1로 이겼다. 전북은 승점 45점으로 울산(47점)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전북과 울산은 리그 흐름을 주도한다. 지난 시즌 나란히 승점 79점을 기록했고 다득점에서 우승이 갈렸으니, 전북과 울산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직 '우승 트로피'는 전북의 손에 있다. 전북이 3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울산은 아직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울산이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산으로는 전북이 꼽힌다. 상대 전적에서 전북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 승리를 포함해 최근 11경기에서 전북이 7승 3무 1패로 우위에 선다.

맞대결의 무게감은 크다. 승리하면 단번에 승점 차이도 좁히고 기세까지 잡을 수 있다. 전북과 울산이 맞붙을 때마다 '승점 6점짜리 경기', '사실상 결승전' 등으로 부르는 이유다. 같은 승점으로 시즌을 마친 2019년 두 팀은 1승 2무 1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번 '현대가 더비'가 중요했던 이유다. 결과적으로 승리한 전북이 울산을 2점 차로 추격해 우승 경쟁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멀어보였던 '5점'이었지만 이제 1경기에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까지 됐다. 말뿐인 빅매치가 아니라 우승 판도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중요 경기였던 셈이다.

또 전북이 웃었다. 비단 이번 경기뿐 아니라라이벌전에서 웃는 날이 많다. 유독 높아지는 집중력 때문이다. 한교원은 "긴장감 속에서도 즐긴 것 같다"는 말 한 마디는 전북의 자세를 보여준다. 전북 관계자도 "늘 우승 경쟁 팀들과 경기하면 강했다. 예전에 FC서울, 수원 삼성을 만나면 발휘하던 집중력을 최근엔 울산전에서 보여주는 것 같다. 눈빛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전북은 전북답게 경기를 준비했다. 자신감이 깔린 덕분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전을 두고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주중 경기로 벌어진 만큼 새로운 것을 훈련할 시간도 현실적으로 부족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미팅으로 울산의 장점을 분석해서 전달했다. 선수들이 소통하면서 다 해결책을 찾았던 것 같다.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100%를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전북현대, 왼쪽), 이용(전북현대, 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면서도 선발 명단은 과감하게 꾸렸다. 전북이 낼 수 있는 최고의 11명을 추렸다. 조규성이 있었지만 22세 이하 선수를 내지 않는 초강수까지 뒀다. 선발 명단에서 U-22 선수가 제외되면 교체 카드를 2장밖에 쓰지 못한다.

실제 경기에서도 전북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른 시간 나온 선제골의 영향도 있었겠으나, 수비수 홍정호가 수비 라인 컨트롤을 위해 외치는 고함이 전주성을 쩌렁쩌렁 울렸다.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는 윤빛가람의 프리킥을 막아낸 뒤 포효했다.

반면 울산은 다시 한번 고개를 떨궜다. 김도훈 감독은 "자신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기를 패하면 그런 얘기(전북과 울산의 차이에 대한 질문)가 나온다. 우리 선수들이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몫이다. 그걸 감독으로서 하지 못한 것 같다"며 자책했다. 울산이 최근 전북전 약세에 스스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과감했던 전술 변화는 울산의 고민이 반영됐던 것은 아닐까. 울산은 평소 쓰지 않았던 스리백 전술을 쓰고, 주니오를 벤치에 아껴두려고 했다. 울산 스스로의 장점을 보여주는 것보다, 전북의 장단점에 신경을 더 썼다. 5-4-1로 시작해 4-1-4-1로 돌아온 것을 두고 김 감독은 "생각이 많았다"고 평했다.

패배한 울산은 여전히 전북을 꺾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파이널라운드에서 전북과 맞대결만 잡는다면 자력으로 우승과 함께 자존심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김 감독은 "전북을 이기고 우승해야 진정한 우승한다고 느껴질 것 같다"며 전북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기분좋게 웃은 전북은 내친김에 우승을 원한다. 하지만 울산을 지나치게 의식하진 않는다.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과 좋은 경기를 했지만, 3번째 맞대결까지 경기가 남아 있다. 울산과 맞대결 전까지 승점을 최대한 쌓겠다"고 말했다.

또 한 번 벌어질 '사실상 결승전'에선 어떤 팀이 웃을까. 전북을 꼭 한 번 잡고 싶은 울산일까, 라이벌전 강세를 이어 가고 싶은 전북일까. "더 간절한 팀이 승리할 것이다. (울산전) 2연승이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한교원의 말이 정답일지 모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사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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